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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본부성명]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를 결정하라
작성일자 2018-01-11
조회수 190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를 결정하라


 

지난 2009년, 故장자연씨가 연예산업 내의 폭력적인 관행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났지만 해당사건을 포함해 여성연예인들이 겪고 있는 인권침해적인 현실은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2018년 1월 현재, 대검찰청 개혁위원회는 부실수사로 논란이 된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거사위원회에 이른바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언론은 지난 8일 해당 사건의 검찰 수사기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를 통해, 불리한 계약관계 속에서 술접대 및 성상납을 강요받는 여성연예인의 현실이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해당 언론사가 입수한 검찰의 사건 관련자 불기소결정서에 따르면, 故장자연씨가 문건 곳곳에 언급한 '술접대 강요'라는 문구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가 적혀있다. 검찰은 소속사 대표의 술접대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문건에 언급된 인물들의 ‘강요방조죄’도 성립한다고 보지 않았다. 검찰이 판단하는 '강요'의 기준은 무엇인가? 술접대 및 성상납을 받는 남성들과, 그 자리에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익숙하게 보았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는 故장자연씨의 죽음을 계기로 '여성연예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여성연기자 가운데 45.3%가 술시중 요구를 받았고, 60.2%에 달하는 여성들이 성상납 제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상납 등을 거절하고 난 후 캐스팅에 있어 불이익을 경험한 여성연기자는 48.4%에 달했다.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경우 일할 수 있는 기회자체가 차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故장자연씨가 생전에 겪었던 술접대 및 성상납 강요에 대한 정황과 증언 자료는 차량 두 대로 옮겨야 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검찰은 관련자에 대해 줄줄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장자연씨를 포함한 여성 연예인들에게 술접대와 성상납을 요구한 가해자들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이야 말로, 여성연예인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길이다.


 

'장자연 사건'이 문건에 언급된 몇몇 권력 있는 남성들이 저지른 문제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것은 불공정한 계약관계 때문에 부당한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연예산업 내 노동현실의 문제이다. 또한 돈과 사회적 권력이 있다면 여성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여성혐오적 인식에서 비롯된 사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눈감고, 용인하는 문화의 문제이다. 이러한 폭력이 '장자연 사건'의 본질임에도, 검찰은 부실수사로 진실을 은폐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관련자에게 불기소처분을 내린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와 처벌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당시를 명명백백히 써내려간 故장자연씨의 글과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동료들의 증언 등이야말로 사건의 증거이다. ‘장자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사건 재수사를 결정하여야 한다. 여성연예인들이 처한 인권침해적 현실이 개선되고 연예산업 내의 ‘일터의 윤리’가 마땅히 지켜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함께 행동할 것이다.


 


 

2018년 1월 10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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