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 성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배들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성폭력을 마음 놓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졸업생으로 구성된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와 재학생이 외친 창문미투, 그리고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
2018년 4월, 용화여고 졸업생들로 구성된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에서 진행한 용화여고 내 성폭력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응답자중 40% 이상이 성폭력 경험, 목격했다는 응답했습니다. 이어서 재학생들은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YOU, WE CAN DO ANYTHING, #ME♡TOO 등 의 문구를 만들어 학교 건물 전면을 미투운동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촉발 사건 개요보기
용화여고 스쿨미투운동은 학내 위력에 의한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청소년 당사자들의 인권운동으로서, 전국의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서울 동북권 지역에선 서울동북여성민우회를 비롯한 지역의 여성/시민/인권단체와 시민들은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을 꾸렸고, 교내 성폭력 고발 운동에 대한 주변인/지지자의 역할을 고민하며 첫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2018년 5월 3일, 첫번째 공식활동으로 서울시 북부교육지원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서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개입과 조사를 촉구하고, 용화여고 앞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신고 2년 2개월 만에 첫 재판의 시작
전국 스쿨미투의 시작이 된 용화여고의 가해 및 연루 교사들은 정직·견책·파면·해임 등의 징계를 받았고 파면된 교사가 유일하게 수사 대상으로 올랐으나, 2018년 12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되었습니다.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과 ‘용화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는 검찰의 불기소처분과 교원소청심사위의 징계취소 결정을 규탄하고(2019년 1월 30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앞), 불기소처분의 부당함을 항의하고 재수사를 촉구하는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분명한 응답 없이, 그대로 일 년 이상 장기화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에 ‘용화여고 스쿨미투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탄원'이 시작되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문제에 공감하는 159개 단체와 8,244명의 시민들의 연대 서명을 검찰에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해당 사안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검찰청 정문 앞에서 일인 시위를 이어가며 검찰의 답변을 촉구했다.
결국 2019년 5월 21일 피의자가 불구속 기소되었고, 교사 중 한 명의 재판이 경찰 신고 2년2개월이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고 스쿨미투재판방청연대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방청연대를 통해서 재판과정에서 나온 가해자측 변호인과 재판부의 성폭력통념에 기반한 문제적인 언어를 포착됐고 이에 대해서 재판방청모니터링 내용을 카드뉴스로 제작하고 방청연대단이 외치고 싶은 문구를 모아서 스티커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구호를 외칠 수 없는 재판방청석에서도 피해자와 함께하는 방청연대단이 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전국의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배포됐습니다.
스쿨미투 이후 4년 만의 판결
10회가 넘는 공판 끝에 1심 판결로 가해자는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피고측의 항소와 상고로 3심 대법까지 이어진 끝에 판결은 유지됐습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재판은 단순히 피고인 한 명에 대한 재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쿨미투를 대표하는 중요한 재판이었습니다.
위계적이고 성차별적인 학교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한 중요한 촉발점이 된 용화여고 스쿨미투 운동.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긴 재판의 끝에서 스쿨미투 운동의 의미가 판결문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1심 재판부 판결의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피고인이 교육자로서 학생을 보호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자신의 권위를 이용하여 성추행을 지속한 점
2.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한 점
대법 판결 확정 이후 스쿨미투운동을 조명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홍문정 대표는 "학교에서 무력의 위치에 위치 지어지었던 청소년 주도의 스쿨미투운동"의 의미를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이 운동을 함께한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의 역할은 '도와줌'의 개념이 아니라, "청소년 당사자의 인권운동을 시민으로서 동참"하는 것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법적 판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교 일상의 변화겠지요. 그렇기에 교내 성폭력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노력해온 용화여고 졸업/재학생 분들의 3년에 걸친 인권운동이 만들어낸 일상의 변화에 주목하고 앞으로의 몫을 함께 떠올려봐야할 때입니다.
변화는 더딜 수 있으나, 분명한 한 점들이 모일 때 변화는 분명한 값을 만들어냅니다.
오랜시간 축적되어온 성차별/성폭력 문화 속에서도, 스쿨미투 운동을 시작한 청소년들의 외침은 분명한 변화의 한 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성평등 교육실천이라는 또 다른 점이 이어지고
이러한 점들의 연속을 통해서 더 성평등한 교내문화로 나아가는 변화의 선이 이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5년] "끈질김이 만든 분명한 변화" 다음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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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비바람에도 뿌리 뽑히지 않는,
- 서로에 기대며 꺽이지 않는 약자들의 연대.
- 동네를 살아가는 여성주의자들의 연대
“학교라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 성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배들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성폭력을 마음 놓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졸업생으로 구성된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와 재학생이 외친 창문미투, 그리고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
2018년 4월, 용화여고 졸업생들로 구성된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에서 진행한 용화여고 내 성폭력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응답자중 40% 이상이 성폭력 경험, 목격했다는 응답했습니다. 이어서 재학생들은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YOU, WE CAN DO ANYTHING, #ME♡TOO 등 의 문구를 만들어 학교 건물 전면을 미투운동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촉발 사건 개요보기
용화여고 스쿨미투운동은 학내 위력에 의한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청소년 당사자들의 인권운동으로서, 전국의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서울 동북권 지역에선 서울동북여성민우회를 비롯한 지역의 여성/시민/인권단체와 시민들은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을 꾸렸고, 교내 성폭력 고발 운동에 대한 주변인/지지자의 역할을 고민하며 첫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2018년 5월 3일, 첫번째 공식활동으로 서울시 북부교육지원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서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개입과 조사를 촉구하고, 용화여고 앞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신고 2년 2개월 만에 첫 재판의 시작
전국 스쿨미투의 시작이 된 용화여고의 가해 및 연루 교사들은 정직·견책·파면·해임 등의 징계를 받았고 파면된 교사가 유일하게 수사 대상으로 올랐으나, 2018년 12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되었습니다.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과 ‘용화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는 검찰의 불기소처분과 교원소청심사위의 징계취소 결정을 규탄하고(2019년 1월 30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앞), 불기소처분의 부당함을 항의하고 재수사를 촉구하는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분명한 응답 없이, 그대로 일 년 이상 장기화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에 ‘용화여고 스쿨미투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탄원'이 시작되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문제에 공감하는 159개 단체와 8,244명의 시민들의 연대 서명을 검찰에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해당 사안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검찰청 정문 앞에서 일인 시위를 이어가며 검찰의 답변을 촉구했다.
결국 2019년 5월 21일 피의자가 불구속 기소되었고, 교사 중 한 명의 재판이 경찰 신고 2년2개월이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고 스쿨미투재판방청연대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방청연대를 통해서 재판과정에서 나온 가해자측 변호인과 재판부의 성폭력통념에 기반한 문제적인 언어를 포착됐고 이에 대해서 재판방청모니터링 내용을 카드뉴스로 제작하고 방청연대단이 외치고 싶은 문구를 모아서 스티커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구호를 외칠 수 없는 재판방청석에서도 피해자와 함께하는 방청연대단이 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전국의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배포됐습니다.
스쿨미투 이후 4년 만의 판결
10회가 넘는 공판 끝에 1심 판결로 가해자는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피고측의 항소와 상고로 3심 대법까지 이어진 끝에 판결은 유지됐습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재판은 단순히 피고인 한 명에 대한 재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쿨미투를 대표하는 중요한 재판이었습니다.
위계적이고 성차별적인 학교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한 중요한 촉발점이 된 용화여고 스쿨미투 운동.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긴 재판의 끝에서 스쿨미투 운동의 의미가 판결문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1심 재판부 판결의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피고인이 교육자로서 학생을 보호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자신의 권위를 이용하여 성추행을 지속한 점
2.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한 점
대법 판결 확정 이후 스쿨미투운동을 조명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홍문정 대표는 "학교에서 무력의 위치에 위치 지어지었던 청소년 주도의 스쿨미투운동"의 의미를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이 운동을 함께한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의 역할은 '도와줌'의 개념이 아니라, "청소년 당사자의 인권운동을 시민으로서 동참"하는 것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법적 판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교 일상의 변화겠지요. 그렇기에 교내 성폭력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노력해온 용화여고 졸업/재학생 분들의 3년에 걸친 인권운동이 만들어낸 일상의 변화에 주목하고 앞으로의 몫을 함께 떠올려봐야할 때입니다.
변화는 더딜 수 있으나, 분명한 한 점들이 모일 때 변화는 분명한 값을 만들어냅니다.
오랜시간 축적되어온 성차별/성폭력 문화 속에서도, 스쿨미투 운동을 시작한 청소년들의 외침은 분명한 변화의 한 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성평등 교육실천이라는 또 다른 점이 이어지고
이러한 점들의 연속을 통해서 더 성평등한 교내문화로 나아가는 변화의 선이 이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5년] "끈질김이 만든 분명한 변화" 다음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