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김이 만든 분명한 변화][지금 5년] 4. 돌봄노동 틈새보기


서울동북여성민우회는 돌봄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서울시 동북어르신돌봄종사자지원센터를 2017년부터 수탁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돌봄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돌봄노동자의 노동인권에 주목합니다.

그동안 사회는 여성의 돌봄을 노동이 아닌, 당연한 '성역할' 수행으로 규정 지었고 그러한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노동은 평가절하되곤 했습니다.그렇게 성별화된 노동시장에서 돌봄노동자의 많은 수는 여성의 얼굴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는 요양보호사들이 일터에서 겪는 차별과 폭력의 실태를 드러내고,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알리고자 돌봄노동 틈새보기 사업을 기획했습니다.



2020년을 덮친 코로나19 상황 속 요양보호사들의 개별인터뷰가 시작됐습니다. 대면 인터뷰를 통해서 이들의 경험을 구체적인 목소리로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때론 담담한 어조로 매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을 이야기하셨고, 때론 바로 어제 일 같은 생생한 분노를 나눠주시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했던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일터에서의 괴롭힘을 어디에 말하고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하셨습니다.


인터뷰는 당사자가 자신의 언어로 발화할 수 있는 안전한 장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일터에서 겪는 성적 괴롭힘 “말하기” 시간을 통해서 더 이상 그 문제는 "운 없었던",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보장받아야 할 노동권리의 침해였음을 더 분명히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기획하고 함께 인터뷰 진행자로 참여한 민우회원들은 인터뷰 과정을 통해 요양보호사들의 돌봄노동현장의 목소리가 자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이 인터뷰를 통해서 이들이 일터에서 겪는 차별과 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더 널리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사례집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돌봄현장 성희롱 피해 방지를 위한 서울시 지원방안 마련 토론회](주최 및 주관: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시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에 참여하여 노인돌봄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의 정치적 주체로서의 정책공론장에 등장하고 발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장기요양제도의 법 제도개선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동북민우회는 이러한 법제도 개선 과제만큼이나 당장의 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책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돌봄노동 틈새보기 1년차를 마무리하며, 현장의 실효성있는 변화를 위한 사업주 대상 교육 및  사회인식개선 캠페인을 주요한 과제로 남기게 됐습니다.



1.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돌봄문화로의 대중인식 전환

1)  돌봄노동 틈새보기 기획단 운영

  - 돌봄노동 현장의 노동인권 문제를 성인지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기획단 모집 및 교육 진행하고 현재 돌봄노동 현장의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법과 제도 모니터링 및 인식조사를 했습니다.

- 특히나,  돌봄노동 틈새보기 기획단을 운영한 것은 요양보호사 당사자를 비롯한 주민들이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목표 때문이었습니다. 성별화된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성적괴롭힘을 노동권 침해문제로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인식의 확장을 여는 시간이었습니다.

2) 돌봄노동 틈새보기 대중강좌

 현재 돌봄노동 현장의 이야기, 노동의 고립/틈새를 만들어낸 제도의 문제점,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상상해내야 할 철학을 연결하는 연속강좌를 운영했습니다. 언제든 아플 수 있고 돌봄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삶. 성별화된 노동구조 안에서 제도화된 돌봄노동 정책의 문제를 짚으며, 각자 독립적인 존재임을 존중하며 서로 의존을 나누는 돌봄철학으로의 전환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참여자 만족도 평가(5점 만점)에서  “교육을 통한 새로운 정보 습득 정도”와 “본인에게 이번 교육의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모두 4점 이상의 응답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1) 강의기획: 현재 돌봄노동 현장의 이야기, 노동의 고립/틈새를 만들어낸 제도의 문제점,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상상해내야 할 철학을 연결하는 연속강좌

  (2) 강의방식: 온라인 화상강의

  (3) 강의구성: 총 4강

   - 1강: 성별화된 노동구조 속 돌봄노동: 강사 전희경(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

   - 2강: 돌봄노동자 대상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포착한 현장 이야기: 강사 김동심 (심리치료사/교육활동가)

   - 3강: 돌봄노동과 페미니즘 : 강사 정희진(저술가, 여성학 박사)

   - 4강: 요양보호사를 값 싼 노동자로 위치 지운 장기요양보험제도 : 강사 문다슬(시민건강연구소)



 2. 요양보호시설 노동자(요양보호사 및 사회복지사) 인식조사

  - 기관의 관리자와 동료노동자인 사회복지사의 요양보호시설 내 노동인권 실태 인식확인했습니다. 또한 직장 내 성적 괴롭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의 어려움 요소와 해결방안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요양보호사들이 일터에서 겪는 성적 괴롭힘의 문제해결 주체로서 사업주의 역할을 정확히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온라인 설문조사 97명이 참여했고 추가로 재가요양기관 중간관리자 4인의 포커스그룹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3. 요양보호시설 이용자 인식조사

  - 요양보호서비스 이용자 및 그 가족의 돌봄노동에 대한 이해도 확인하기 위한 대중조사가 함께 진행됐습니다. 서울시 동북권에 소재한 재가요양기관들의 협조로 담당 사회복지사가 조사진행자로 합류하여 서비스 이용자 및 그 가족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노동권 침해 상황으로서 성적 괴롭힘 문제 인식도 조사하는 문항은 사전 자문회의를 통해서 노년기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일상 언어로 구성될 수 있었습니다.

 - 온라인 설문조사: 28명
- 재가요양기관 중간관리자(조사요원)과 함께하는 현장조사: 69명
 - 부모돌봄 경험 당사자 대면 그룹 인터뷰: 2명


 4. 대응메뉴얼 자료 제작

 노동인권/성인권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기획단과 함께 매뉴얼 기획하고 기관과 이용자 및 보호자들의 FGI를 바탕으로 돌봄노동 환경의 특수성에 맞는 실효성 있는 대응 방법 모색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 책자는 문제해결과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해관계자(사업주, 시설 관리자, 돌봄서비스 이용자 및 그 보호자)별 인식개선을 돕고 문제해결 역할을 짚는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자료집은 실질적 변화를 위한 장기요양보험서비스 이용자 및 그 가족 대상 성희롱예방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동북권 요양보호기관에 배포했습니다.

 

 1) [리플렛] 좋은돌봄을 위한 인권 감수성 체크리스트

 - 내용: 돌봄노동현장 내 모든 구성원의 스스로의 성인식 확인과 일상적 문화점검을 위한 체크리스트형식의 교육자료

 - 구성 

  (1) 인권의식 파트

  : 성적괴롭힘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폭력’의 문제로서의 본질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구성. 타인과의 관계 맺기 속 ‘경계’ 인식과 존중의 관점으로 사고확장 기대.

  (2) 돌봄노동 상황 속 성인권 파트

  :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현장의 돌봄 노동 상황을 가정합니다. 돌봄 노동자(요양보호사 등)와 이용자가 돌봄 노동을 주고받는 노동 특성을 생각해보며 답변


 2) [소책자] “성적 괴롭힘 없는 좋은 돌봄 일터 만들기”

 - 내용: 일터 내 성적괴롭힘 책임의 주체인 사업주(장기요양기관) 대상 교육자료



5. 결과보고회

연구결과 보고 및 대응메뉴얼 활용방법을 찾는 간담회로 같은 해 12월 7일(화) 진행됐습니다. 돌봄노동틈새보기 2년차 활동 공유를 통해서, 요양보호사 일터 내 성적괴롭힘 대응 사업의 의의와 앞으로의 방향성 확인하는 시간으로 구성됐습니다.

현장에선 ‘돌봄노동 틈새보기’ 사업 보고, 이용자 대상 성희롱 예방 교육” 실효성을 위한 조건과 과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엔 이해관계자 총 8인 참석(요양보험제도 연구자, 민간 요양보호시설 실무자, 공공성에 기반을 둔 요양보호시설 시설장,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시 동북어르신돌봄종사자지원센터)하여 연구에 대한 토론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6. 사업을 마무리하며,

- 대중강좌 참여자의 후속활동 욕구로 돌봄경험을 나누는 자조모임, 돌봄 관련 세미나 모임 등의 의견이 확인됐습니다.

- 좋은돌봄을 고민하는 다양한 민민/민관 네트워크(연구자, 민간 요양서비스 기관 실무자, 공공성 강화의 목표로 두고 출범한 재가요양센터)를 통해서 각자의 위치에서 포착할 수 있는 문제요소와 해결과제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체계 마련은 지속적인 과제입니다.

-또한 교육 매뉴얼이 개발되더라도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 인식개선의 토양이라는 과제가 있기에 단순 제도화와 대중인식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중인식교육 및 캠페인 동시에 이뤄져야합니다.


[지금 5년] "끈질김이 만든 분명한 변화" 다음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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