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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성명서] 문제는 “동네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는 국민의힘 구의원의 발언이다.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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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도봉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회의 중 국민의힘 구의원의 지역여성운동 역사 폄하발언에 대한 입장문

문제는 “동네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는 국민의힘 구의원의 발언이다. 


  • 서울동북여성민우회를 특정하여, 공모사업 외의 단체 자체사업에 대해 언급하고
    그것을 근거로 보조금사업 진행을 방해하는 것은 자유로운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침해이다.

  • 국민의힘 구의원들은 성폭력과 그것을 용인하는 사회가 문제가 아니라,
    성폭력전문상담원 양성과정과 그것을 수강하는 구민들의 존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지난 7월 17일 도봉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호석 구의원이 서울동북여성민우회가 ‘여성운동단체’, ‘성평등’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에 부적합한 ”문제 있는 사업체”라 명명했다. 국민의힘 고금숙 구의원은 해당 발언에 동조하며 담당부서에게 “철저한 검토”를 주문했다. 이어서 위원장인 정승구 의원은 “편파적”이지 않게 진행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는 구의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특정 단체 배제를 주문하는 압력으로 작동한다. 정작 언급된 사업은 행정과 상관없는 민우회의 자체 사업이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가 양성평등기금의 일부 지원을 받는 사업은 <실천하는 반성폭력 주민활동가 구축>사업의 성폭력전문상담원 양성교육이다.


이들이 “문제있는 사업체”라며 제시한 근거는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홈페이지 첫 화면 속 “지역을 바꾸는, 지역에 정주하는 여성주의자들의 연대를 만드는 여성운동단체”, “동네 페미니스트”라는 소개문과 활동 게시글을 보면서 언급한  “차별금지법”, “성평등”, “현 정부에 대한 규탄”, “노동”, “유산유도제 도입” 등의 단어이다. 하지만 이 단어들 보다 더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말이 있을까?


도봉구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의 신청자격은 여성의 권익증진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자는 도봉구 소재의 비영리법인 및 여성단체이며 공모사업 기준은 성별을 이유로한 차별 철폐와 여성 인권보호 등 이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를 공모사업 운영단체로서 “문제있는 사업체”라고 판단한 근거가 여성 인권보장 활동이라는 주장은 그 자체로 역설이다.

- 성별을 비롯한 사회구조적 차별을 금지하자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정치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우리나라의 남녀 성별 임금 격차 27년째 1위, 노동시장 진입초기부터 생애 전반에  걸친 성별에 기반한 임금격차가 여성들을 경제적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하는 차별의 작동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 이미 헌법상 낙태죄 폐지 이후 여성의 성과 재생산권리 보장을 위한 안전한 임신중단 보건복지체계 마련이 정치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 이러한 성별에 기반한 차별 철폐를 위해서 조성된 것이 양성평등기금임에도 불구하고,

도봉구민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 선출된 구의원이 도봉구 내 사회문제해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안건과 상관 없는 지역 여성운동 시민단체의 독립적인 활동을 캡쳐하여 동료 의원들과 행정 공무원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무엇에 기반한 행동인가. 그 행위의 부적합이야말로 의문이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의원이 이야기한대로 “양성평등 조례에 여성이 86번 언급됐고 남성은 3번만 언급”된 것이 문제라면, 그 이유는 성별의 구분 없이 모든 이들이 성차별에 저항하고, 성평등이란 공동의 과제를 함께 달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몫이 단 3회만 언급된 것일 것이다. 1984년 대한민국이 가입한  <유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협약>은 “여성의 역할 뿐만 아니라 남성의 전통적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며 성평등을 위한 남성의 몫을 분명히 명시한다. 성별에 기반한 차별 철폐가 구정 방향에 맞지 않다고 짧은 사견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전에, 국내법의 효력을 갖는 국제협약에 따른 국가 정책 방향과 구정 방향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양성평등’은 남녀를 떠나야한다며 양성평등에도 부합하지 않는 성차별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힘 고금숙, 정승구, 이호석 의원에게 요구한다 

  1.  지역 여성운동 시민단체를 ”문제 있는 사업체”라고 명명한 발언에 대해서 사과하라.

  2. 양성평등기금 조례 개정에서 조차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도봉구의회는 의원 대상 성인지 교육을 진행하라.

  3. 지역사회 성폭력전문상담원 양성사업의 적절성에 의문을 갖기 전에,
    성폭력 피해자 지원제도 및 체계에 대해서 명확히 숙지하고 부족한 지원체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라.


2023년 7월 19일

서울동북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