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기 작성: 비버
2025년 11월 25일(화), 서울동북여성민우회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 사회의 중요한 젠더 의제 중 하나였던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의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눈사람 강사님께서 알차고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진행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강의를 들으면서 성폭력특별법에 대해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동의’를 강간죄의 구성요소로 포함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동의라는 개념이 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등에 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강간죄의 핵심 요소로서 ‘동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습니다. 강사님께서도 개인의 경험을 공유해 주시며, 동의라는 개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는 것과 이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친밀한 관계 안에서 본인의 성적인 의사 표현을 얼마나 명확하고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가, 혹은 상대방에게 어떻게 동의를 요청할 것인가, 그리고 매 순간 동의를 묻는 행위가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아닌가와 같은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점은, ‘동의’라는 것이 단일하고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동의를 요청하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식 자체가 다층적이고 변화 가능한 문화적·사회적 규범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성적 관계, 그중에서도 이성애 관계 내에서 여성이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거나 남성이 적극적으로 동의를 묻는 방식이 충분히 문화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더욱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 동의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이미 사회적으로 정착된 환경에서는 성적 관계에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동의의 규범과 문화, 실천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바로 그 ‘침묵과 관성 사이의 경계’에서 수많은 성폭력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동의 없는 성적 행위는 현재의 좁고 엄격한 사법체계 안에서는 여전히 처벌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친밀한 성적관계 내에서의 동의’에 대한 개념이 결코 보편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반 위에서,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고 확인하며, 나의 의사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실천을 일상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이미 한국보다 선진적으로 비동의 강간죄를 제정한 여러 국가에서 수많은 논의를 거쳐 동의의 개념을 5가지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적극적 합의란 명시적으로, 의식이 있을 때,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평등하게, 모든 과정에서 항상 언제든 중단 및 철회가 가능한 상태를 의미하며 이러한 합의 외의 성관계는 강간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동의에 기반한 강간죄 개정이 이루어졌을 때 현재 사법체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강간법 개정의 목적이 더 많은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페미니즘의 굳건한 선언처럼 가장 친밀한 관계 내에 이미 배태된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 권력과 위계, 억압을 드러내고 말하며, 소수자의 관점으로 이를 바꾸어 내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향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적극적 동의’는 단지 성폭력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기준이 아니라, 지속해서 반복되어 온 성폭력을 예방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평등한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필수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안에서 발췌
강의에 참여하신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회원분들도 다양한 의견을 나눠주셨습니다. 먼저, 1950년대에 제정된 형법상 강간죄의 정의가 ‘폭력과 협박에 의한 강간’으로 매우 좁게 규정된 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특히 현실에서는 폭력이나 협박이 동반되지 않은 강간이 이미 71.4%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의 잣대가 여전히 성폭력 사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제도가 얼마나 많은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지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과는 달리 영국, 스웨덴, 스페인, 독일 등에서는 ‘적극적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으로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적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Me Too 운동이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일본에서조차 최근 비동의 강간죄로 법이 개정되었다는 사례는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피해자들, 법률가,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국제사회 또한 한국의 현행 강간죄 정의가 시대적 기준에 뒤처져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하며 법 개정을 권고해 왔습니다. 이제 정부는 더 이상 이 요구를 미루지 말고, 입법부와 사법부가 협력하여 강간죄를 시대적 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여성의 인권은 개인의 권리를 넘어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강간죄 개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역시 이러한 중요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교육, 캠페인, 그리고 다양한 연대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주요 국가들의 형법에서 성적 동의(consent)와 관련한 개정 사례

강의안에서 발췌, 강간죄 개정을 위한 동의 안내서에서...
후기 작성: 비버
2025년 11월 25일(화), 서울동북여성민우회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 사회의 중요한 젠더 의제 중 하나였던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의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눈사람 강사님께서 알차고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진행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강의를 들으면서 성폭력특별법에 대해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동의’를 강간죄의 구성요소로 포함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동의라는 개념이 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등에 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강간죄의 핵심 요소로서 ‘동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습니다. 강사님께서도 개인의 경험을 공유해 주시며, 동의라는 개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는 것과 이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친밀한 관계 안에서 본인의 성적인 의사 표현을 얼마나 명확하고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가, 혹은 상대방에게 어떻게 동의를 요청할 것인가, 그리고 매 순간 동의를 묻는 행위가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아닌가와 같은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점은, ‘동의’라는 것이 단일하고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동의를 요청하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식 자체가 다층적이고 변화 가능한 문화적·사회적 규범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성적 관계, 그중에서도 이성애 관계 내에서 여성이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거나 남성이 적극적으로 동의를 묻는 방식이 충분히 문화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더욱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 동의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이미 사회적으로 정착된 환경에서는 성적 관계에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동의의 규범과 문화, 실천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바로 그 ‘침묵과 관성 사이의 경계’에서 수많은 성폭력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동의 없는 성적 행위는 현재의 좁고 엄격한 사법체계 안에서는 여전히 처벌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친밀한 성적관계 내에서의 동의’에 대한 개념이 결코 보편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반 위에서,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고 확인하며, 나의 의사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실천을 일상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이미 한국보다 선진적으로 비동의 강간죄를 제정한 여러 국가에서 수많은 논의를 거쳐 동의의 개념을 5가지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적극적 합의란 명시적으로, 의식이 있을 때,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평등하게, 모든 과정에서 항상 언제든 중단 및 철회가 가능한 상태를 의미하며 이러한 합의 외의 성관계는 강간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동의에 기반한 강간죄 개정이 이루어졌을 때 현재 사법체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강간법 개정의 목적이 더 많은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페미니즘의 굳건한 선언처럼 가장 친밀한 관계 내에 이미 배태된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 권력과 위계, 억압을 드러내고 말하며, 소수자의 관점으로 이를 바꾸어 내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향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적극적 동의’는 단지 성폭력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기준이 아니라, 지속해서 반복되어 온 성폭력을 예방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평등한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필수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안에서 발췌
강의에 참여하신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회원분들도 다양한 의견을 나눠주셨습니다. 먼저, 1950년대에 제정된 형법상 강간죄의 정의가 ‘폭력과 협박에 의한 강간’으로 매우 좁게 규정된 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특히 현실에서는 폭력이나 협박이 동반되지 않은 강간이 이미 71.4%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의 잣대가 여전히 성폭력 사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제도가 얼마나 많은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지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과는 달리 영국, 스웨덴, 스페인, 독일 등에서는 ‘적극적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으로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적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Me Too 운동이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일본에서조차 최근 비동의 강간죄로 법이 개정되었다는 사례는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피해자들, 법률가,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국제사회 또한 한국의 현행 강간죄 정의가 시대적 기준에 뒤처져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하며 법 개정을 권고해 왔습니다. 이제 정부는 더 이상 이 요구를 미루지 말고, 입법부와 사법부가 협력하여 강간죄를 시대적 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여성의 인권은 개인의 권리를 넘어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강간죄 개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역시 이러한 중요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교육, 캠페인, 그리고 다양한 연대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주요 국가들의 형법에서 성적 동의(consent)와 관련한 개정 사례
강의안에서 발췌, 강간죄 개정을 위한 동의 안내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