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민우

활동후기2026 세계 여성의 날 공동체상영 활동 이야기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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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여성민우회에서 주최하고 진행한 2026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영화 상영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에 앞서 쪼꼬가 준비해 준 버번 하이볼과 다양한 먹거리는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를 풀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덕분에 서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 상영회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행사는 차차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상영회는 작년 진행했던 비동의 강간죄 관련 여성학교에서 출발한 고민에서 기획되었다고 하였다. 

당시 ‘적극적 합의’의 5원칙에 대해 배우게 되었는데, 적극적 합의란 명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평등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모든 과정에서 언제든지 중단하거나 철회할 수 있어야 한다는 동의의 개념이다.


이 원칙을 접하면서 “나는 지금까지 충분한 합의에 기반한 동의를 해왔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이후 이사진과 여러 차례 논의를 나누는 과정에서 특히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라는 부분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우리가 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모여.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번 모임에서는 Sex, Love & Goop(넷플릭스 ‘섹스, 러브, 웰빙 실험실’)을 함께 시청하고, 영상을 바탕으로 성과 관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성 교육 전문가 제이야가 제시한 ‘에로틱 블루프린트(Erotic Blueprint)’ 다섯 가지 유형이 소개되었다. 이 개념은 각자가 어떤 방식으로 성적 흥분을 느끼고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하나의 지도와 같은 도구로 설명되었다. 에너제틱(Energetic), 센슈얼(Sensual), 섹슈얼(Sexual), 킨키(Kinky), 셰이프시프터(Shapeshifter)라는 다섯 가지 유형을 통해 성적 취향과 감각이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관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에게 열려 있는 태도와 솔직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영상을 본 뒤 참가자들은 각자의 소감을 나누었다.

“자신의 몸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내 몸과 감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재미있었다.”

“새로운 이야기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었는데 같이 볼 수 있어 좋았다.”

“처음 접해 보는 영역의 다큐멘터리였다.”

 

또한 성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많은 참여자들이 성을 그동안 삽입이나 사정 중심으로만 생각해 왔지만,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감각과 관계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삽입이 아니어도 섹스는 가능하다는 점, 사람의 성향에 MBTI가 있듯 성적 취향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는 점, 그리고 말뿐 아니라 몸의 감각을 통해서도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남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건강한 성은 안전하고 평등한 관계와 충분한 소통 위에서 가능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동의가 중요하다”, “관계에서의 동의뿐 아니라 내 몸에 대한 결정을 내가 한다는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의견을 나누었다. 성에 대해 이해하고 자기결정권을 갖는 과정이 결국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 나누었다.

 

오늘 나눈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린 시기부터 이러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해하게 된다면 동의와 경청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누었다. 또한 “남성들도 이런 교육을 함께 보면 좋겠다”, “남성들에게도 이런 교육의 기회가 더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야기되었다.

 

마지막으로 강간죄 개정과 관련해 한마디씩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강간죄 개정을 위해 동의에 관한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비동의 강간죄 개정, 왜 아직도 안 하나요? 빨리 합시다.”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동의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번 영화 상영회와 대화의 시간은 성을 단순히 개인의 사적인 영역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의·존중·평등한 관계라는 사회적 가치와 연결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자신의 몸과 감각을 이해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출발점임을 함께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대화를 통해 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