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민우

성명[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추모행동] 지금 우리가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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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


여성이 사라지고 부정되는 시대가 퇴행이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성평등의 퇴행’ 그 자체이다. 선거에서 여성인권을 논쟁거리로 만든 지 오래되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조차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대 정당의 공약집에서 여성과 성평등 공약은 찾기 힘들었다. 비동의 강간죄는 안된다는 ‘국민의힘’ 한마디에 ‘민주당’도 발맞추어 공약을 폐기했던 것과 여성인권에 반하는 후보들을 줄줄이 공천했던 것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에서 여성과 여성안전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대통령의 말을 불문율처럼 받들면서 여성안전 사업과 예산을 찾아내어 집요하게 없애는 일이 정부와 지자체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 그 사이 신당역과 강남역에서 또다시 일어난 여성의 죽음,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과 죽음, 노동현장에서의 성폭력과 여성혐오 갑질에 의한 위협과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인권을 포기하라는 사회가 퇴행이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는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이다. 이를 부정하며 여성을 지우려는 공격은 수많은 시민의 삶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장애인의 이동권이 짓밟히고, 억울한 죽음이 조롱당하고, 학생인권은 부정되고, 성소수자의 존재가 부정되는 퇴행으로 넘쳐난다. 보수정권과 차별에 기반한 권력집단은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부정하고 공격해왔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서운 퇴행은 극악한 불평등 사회에서 언제든지 공격당하고 고립될 수 있는 불안감이다. 이러한 불안감이 다시 대결 정치의 힘이 되어 더 나쁜 상대를 막기 위한 선택이 강요되는 정치, 차별을 말하는 일조차 공격의 두려움에 입틀막 당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더 나은 사회를 꿈꿀 수 있는 가능성조차 포기하게 만드는 그 자체가 퇴행이다. 


반격의 시작은 강남역이다! 

더 이상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퇴행의 시대가 지금 우리의 앞에 놓여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대통령과 페미니스트 국회의원도, 비동의 강간죄도, 차별금지법도 기대하기 어려운 22대 국회를 앞두고, 우리 앞에는 퇴행에 침묵할 것인가 반격을 만들 것인가라는 선택이 놓여있다. 

그러나 퇴행을 만든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강남역이다. 

여성의 죽음을 잊지 않겠다는 맹세가 모이고 모여 새로운 물결을 만들었던 곳이 강남역이다. 여성인권도 안전도 기대할 수 없는 사회에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외쳤던 곳이 강남역이다. 세상 바꾸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단단해진 곳이 강남역이라는 것을 그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강남역에서 퇴행에 맞서는 반격이 시작된다! 

어둠의 시대에도 침묵을 넘어서 깃발이 된 사람들이 반격을 만들어왔음을 기억한다. 오늘 강남역에 모인 우리들은 지난 8년간 강남역을 잊지 않았듯이, 퇴행의 시대를 잊지도 포기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 여성의 죽음에 숨어있는 성차별 사회를 낱낱이 드러냈듯이, 여성을 지우고 시민안전을 박탈한 그들에게 마땅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강남역을 가득 채운 깃발과 뜨거운 외침이 반격의 시작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퇴행을 집어삼키는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 


2024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추모행동 일동